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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lease Date 2018-01-11

Description

우아한 고독, 우리는 그걸 가만히 들여다본다 - 김동률 <답장>

5곡의 수록곡을 다 듣고, 몇 번을 반복해서 듣고, 다시 제목을 본다. ‘답장’이라는 말이 새삼 애틋하다. 간절하지만 왠지 닿을 수 없다는 기분 때문이다. 이 답장을 쓰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지난 것일까, 어째서 이제야 말하게 된 걸까, 그때는 왜 아무 것도 하지 못했을까. ‘답장’이란 결국 그 대상이 받아야만 하는 것이므로 이런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동률의 <답장>이 가리키는 시공간은 과거의 어떤 장소다. 수록곡의 면면을 보면 더욱 그렇다. 애틋한 로맨스 영화가 떠오르는 “Moonlight“의 사랑스러운 선율, 이소라와 처음 합을 맞춘, 덕분에 90년대 혼성 듀엣곡처럼 들리는 “사랑한다 말해도”, 고상지의 선 굵은 터치가 근사한 탱고 “연극”, 그리고 피터 세테라(혹은 시카고)의 러브송처럼 웅장한 80년대 스타일의 “Contact” 등, 이 곡들은 나를 언젠가의 그 어딘가로 이끈다. 한때 내가 있었던 것 같지만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시간과 장소. 생각해보면 그리움이란 애초에 그런 감각인지도 모른다.

이 그리움은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노랫말과 스타일, 향수를 자아내는 멜로디 라인과 일부러 거칠게 다듬은 편곡 같은 것들로부터 생긴다. 향수와 고독. 이 감정의 깊이가 깊을 수록 간절함은 배가 된다. 이때 싱어송라이터로서 김동률은 대체로 한결같은 이미지를 가진다. 부드럽고 편안한 음색과 한 마디 끝날 때마다 적절하게 떨리는 바이브레이션이 우아하면서도 고독한 남자의 뒷모습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고독은 절망적이지 않다. 때때로 좌절감과 낭패감, 우울과 후회가 함께 하지만 치명적으로 삶을 파고들지 않는다. 그래서 우아하다. 감정적인 순간들이 그 주변을 휘감지만 거기에 사로잡히진 않는다. 김동률의 고독은 그런 것이다.

첫 곡이자 타이틀인 “답장”은 이런 감각을 가장 명확히 드러내는 곡이다. 기존의 대표곡들처럼 독백처럼 들리지만 가만 들어보면 조금 다른 인상을 주기도 한다. 후회하지만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 여겨지는 아픔. 슬픔과 후회라기보다는 문득 이제야 말하게 된 감정을 조용히 고백하는 인상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위로받기도 한다. 덕분에 ‘우리’는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서로에게 ‘괜찮다’고 말하게 된다.

<답장>은 1997년 전람회의 <졸업> 앨범 이후 처음으로 5곡을 수록한 앨범인데, 김동률의 솔로로는 처음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발표한 그의 앨범을 돌아보면, 분량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일관된 정서, 수록곡의 내러티브를 연결해 구조적으로 동일한 감각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앨범의 몰입도는 상당히 높다. 여기엔 이전 앨범들과 달리 황성제, 정수민 두 사람이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것이 좋은 영향을 줬다고 본다. 한편 이 앨범의 구성과 밀도는 싱글 중심으로 재편된 한국의 음악 시장에서, 싱어송라이터이자 앨범 아티스트가 마주치는 여러 문제들을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한 결과란 생각도 든다. 박인영 음악감독의 지휘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녹음된 현악 파트와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곡들은 앨범을 모자라거나 넘치지도 않게 꼭 채운다.

마지막으로, 수록곡들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연극”은 노랫말에 집중해 보면 좋겠다. 내게 이 노래는 러브송이 아니라 창작과 영감에 대한 은유로 들리기 때문이다. 20세기든 21세기든, 결국 창작이란 뭔가에 사로잡혔다가 반드시 버림받는 일이 아닐까. 그래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보내는 ‘답장’이란, 담담하고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가만히 들여다본다.

-대중문화 평론가 차우진-

01. 답장
Written by 김동률
Arranged by 황성제(ButterFly) 정수민(ButterFly)
Orchestrated & Conducted by 박인영

02. Moonlight
Written by 김동률
Arranged by 김건
Orchestrated by 김건

03. 사랑한다 말해도 (Feat. 이소라)
Written by 김동률
Arranged by 정수민(ButterFly) 
Orchestrated by 김동률

04. 연극
Written by 김동률
Arranged by 고상지
Orchestrated by 최문석 고상지

05. Contact
Written by 김동률
Arranged by 황성제(ButterFly) 
Orchestrated by 김동률

Kim Dong Ryul

뮤직팜

수많은 아티스트와 밴드들이 웰메이드 음악을 들고 나오면서 상향평준화된 1990년대 초중반 가요 시장에 김동률도 한 몫 거들었다. 서동욱과 함께 한 듀오 전람회를 시작으로 패닉의 이적과 함께 한 카니발, 이후의 솔로 활동에서 많은 히트곡으로 대중들의 귀를 즐겁게 했고 자신 역시 많은 인기를 누렸다. 이상순과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베란다 프로젝트와 2011년의 솔로 음반 등으로 현재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다고 한다. 청소년기를 함께 보낸 클래식 음악과 피아노 연주도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됐고 향후 뮤지션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음악 활동은 대학 입학 후, 고교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서동욱과 결성한 전람회를 기점으로 한다. 1993년,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등용문으로 유명한 MBC 대학가요제의 17회 대회에 출전해 노래 '꿈 속에서'로 대상과 특별상을 동시에 거머쥐는 성공적인 특이사례를 남기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이듬해인 1994년, 대영AV와 계약, 신해철과 작곡가 김형석이 프로듀싱한 첫 정규 음반 [Exhibition]을 발매한다. 당시 유행하던 퓨전 재즈 식의 세련된 사운드와 감미로운 멜로디, 내면을 곱씹는 가사를 잘 섞어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 음반의 첫 트랙 '기억의 습작'이 히트를기록,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2012년에 개봉한 영화 ‘건축학 개론’에서도 등장해 크게 회자됐다. 이외에도 음반에는 브라스 파트를 멋지게 쓴 '향수'와 댄서블한 비트가 돋보이는 '너에 관한 나의 생각', 신해철과 함께 한 '세상의 문 앞에서'와 같은 곡들이 수록돼있다. 제대 후 돌아온 1996년에는 두 번째 정규음반 [Exhibition 2]를 내놓는다. 음반의 후반부에 수록된 '취중진담'이 히트를 치며 전람회는 두 음반 연속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기억의 습작'과 함께 김동률의 초창기 대표곡으로 꼽히는 '취중진담'뿐만 아니라 잔잔하게 흐르는 '이방인(異邦人)', 재즈 풍의 사운드가 특징인 'J’s Bar'에서, 풍성한 구성으로 음반의 시작을 알리는, 기타리스트 이병우가 참여한 연주곡 '고해소(告解所)에서'와 같은 곡들이 앨범을 빛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김동률은 전 트랙을 작곡, 대부분의 곡을 작사, 편곡하며 사운드메이커로서 기염을 토했다. 1997년 전람회는 해체한다. 서동욱이 학업으로 미래를 계획했기 때문. 전업 뮤지션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김동률과는 다른 진로였다. 대학생 위치에 있던 이들과 어울리는 ‘졸업’이라는 단어를 마지막 음반의 제목으로 정했다. 앨범은 다섯 곡을 수록한 Ep 형식의 작품. 기타리스트 김세황이 참여, 웅장한 편곡을 자랑하는 '졸업'을 필두로, '첫사랑', '우리'등의 곡을 선보였고, 김동률과 서동욱의 추억을 어루만지는 1991년도 휘문고등학교 ‘한티가요제’ 수상곡 '다짐'과 1993년도 MBC 대학가요제 수상곡인 '꿈속에서'도 수록시켰다. 전람회 해체 직후 김동률은 KBS 라디오 프로그램 ‘김동률의 인기가요’의 DJ로 6개월간 활동했다. 같은 해, 패닉을 통해 독특한 음악을 구사했던 이적과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을 결성, 앨범 [카니발]을 내놨다. 신나는 'Roller Coaster (In Carnival Land)와 잔잔한 '벗', 클래식의 요소가 보이는 '비누인형' 등 다양한 접근법을 보이며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했다. 음반에는 김세황, 한상원, 이태윤, 김광민, 강수호 등 이름난 연주자들이 세션으로 참여했고 웅장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50인조 오케스트라가 트랙 곳곳에 가세하기도 했다. 2007년 인순이가 음반의 수록곡 '거위의 꿈'을 리메이크해 활동 당시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그땐 그랬지'가 스테디셀러로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누리고 있다. 이후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을 개시한다. 1998년의 정규 음반 [The Shadow Of Forgetfulness]가 그 시작. 전람회서부터 보여준 클래식한 색감을 사용한 발라드를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전자음의 활용을 높인 실험적인 성향을 섞어내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방향을 설정했다. 이소은과 함께한 '기적'이 히트를 기록해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고, 스트링을 적극 사용한 오프닝 트랙 '시작'과 '배려', 신디사이저를 적극 사용한 앰비언트 풍의 'Cosmos' 등을 통해 음악적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시기에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1집 활동 이후 미국 김동률은 버클리 음대로 2년간 유학을 떠난다. 당시 획득한 경험은 2000년에 낸 두 번째 정규 음반 [희망(希望)]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R&B의 형식을 빌린 '2년만에'와 펑키한 '프로포즈', 경쾌한 '모험', 간편한 사운드로 접근한 양파와의 듀엣 '벽'이 그 증거들. 웅장한 클래식 풍으로 대부분의 이력을 쌓아온 지난 행보와는 다른 부분이다. 유학 시절의 고민은 음반 말미에 있는 '윤회', '염원', '님'과 같은 트랙들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위 곡들은 국악에서 방법론을 차용한 작품들. 다양한 시도들이 엇갈려 앨범은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으나 훌륭한 시도의 결과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버클리 음대 재학 막바지에 낸 2001년의 세 번째 정규 음반 [귀향(歸鄕)]은 아티스트의 높은 역량을 면밀히 증명하는 작품이었다. 1집까지 해온 클래식과 재즈를 바탕으로 두고, 2집에서의 실험성을 덧입히며 음악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사랑한다는 말',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가 크게 히트를 기록했고 '망각', '귀향' 등이 인기를 받으며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훌륭한 연주력으로 전작을 빛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다시 참여했고 '우리가 쏜 화살은 어디로 갔을까'에서의 이적을 비롯해 윤상, bk!(김범수), 긱스의 이상민, 정재일 등의 뮤지션들 역시 음반에 힘을 보탰다. 유학길에서 돌아온 후, 2004년 초 네 번째 정규 음반 [토로 (吐露)]를 발매했다. '다시 떠나보내다',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이제서야' 등 풍성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김동률의 특유의 발라드 넘버들이 앨범에 수록됐다. 작품에서는 이소은과 함께 부른 발랄한 '욕심쟁이'가 히트했다. 이외에도 원티드의 김재석과 하림, 나원주, 김정원, 정재일, 샘 리(Sam Lee) 등을 음반 곳곳에 불러들여 음반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시기의 활동을 바탕으로 같은 해에 콘서트 ‘초대’를 열기도 했다. 2005년 초에 발매한 [2004 The Second Concert : 招待] 음반은 당시의 공연 실황을 담은 라이브 음반. 2장의 CD로 구성돼있다. 이후 각종 TV 프로그램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친숙한 이미지를 획득했다. 2008년에는 다섯 번째 정규 음반 [Monologue]를 내놨다. 음반의 포문을 여는 '출발'과 '오래된 노래', 'Jump' 등을 통해 간편한 사운드를 연출하며 대중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갔다. 경쾌하게 소리를 펼치는 '출발'과 클래지콰이 프로젝트의 싱어 알렉스가 참여한 '아이처럼', 음반 말미에서 풍성함을 드러내는 '다시 시작해보자'가 당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듬해 5월에는 5집 활동 시절의 공연 내용으로 구성한 라이브 음반 [2008 Concert Monologue]를 선보였다. 더불어 카니발의 공연을 열어 이적과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2년 뒤인 2010년, 롤러코스터의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함께 그룹 베란다 프로젝트(Verandah Project)를 만들어 음반 [Day Off]를 발매했다. 인디 신의 활성과 함께 찾아온 어쿠스틱 붐에 정확히 맞춘 작품. 타이틀 트랙 '단꿈'과 음반의 첫머리에 위치한 'Bike Riding'이 라디오와 인터넷 등의 매체에서 적잖은 주목을 받았다. 2011년 겨울에는 크리스마스에 맞춘 여섯 번째 정규 음반 [KimdongYULE]을 발매했다. 음반의 타이틀 곡인 'Replay'와 박새별이 피쳐링한 '새로운 시작', 유희열, 이상순, 정재형, 윤상, 나윤권, 스윗소로우 등 15명의 절친한 동료들이 목소리로 가세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과 같은 곡들이 이 음반의 대표곡들이다. 2014년 10월엔 정규작 [동행]을 발표했으며, 첫 싱글 '그게 나야'로 멜론 주간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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